시집 속 詩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다보탑을 줍다/창비>

자크라캉 2006. 7. 26. 12:07

                    사진<프리맨틀 감옥을 둘러보자>님의 플래닛에서

 

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한눈 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시집 - 다보탑을 줍다 (창비) -中에서

 

     ☆ 프로필

 

 

 

 

 

 

 

 

 

 

 

시인 유안진

 

1941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사대 및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5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시단에 등단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단국대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아동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집으로 <달하> <물로 바람으로> <월령가 쑥대머리> 등 10권과 시선집들이 있고 수필집으로는 <우리를 영원케 하는 것은> <그리운 말 한마디> <축복을 웃도는 것> 등과 장편소설에는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다시 우는 새> <땡삐> 등이 있다. 그밖에 <한국의 전통 육아방식> <한국 전통 아동심이요법> <한국 전통사회의 유아교육> 등 다수의 전공 저서와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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