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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토성의 파종법 / 손택수
매달 스무여드렛날이었다
할머니는 밭에 씨를 뿌리러 갔다
오늘은 땅심이 제일 좋은 날
달과 토성이 서로 정 반대의 위치에 서서
흙들이 마구 부풀어 오르는 날
설씨 문중 대대로 내려온 농법대로
할머니는 별들의 신호를 알아 듣고 씨를 뿌렸다
별과 별 사이의 신호를
씨았들도 알아듣고
최대의 發芽를 이루었다
할머니의 몸속에, 씨았 속에, 할머니 주름을 닮고 밭고랑 속에
별과의 교신을 하는 무슨 우주국이 들어 있었던가
매달 스무여드레 별들이 지상에 금빛 씨앗을 뿌리던 날
할머니는 온몸에 별빛을 받으면 돌아왔다
시집<목련전차>2006년 창비
손택수
1970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고, 경남대 국문학과와
부산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8년 <한국일보> 신춘
문예에 <언덕 위의 붉은 벽돌집> 등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호랑이 발자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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