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딱따구리>님의 플래닛에서
나비, 처음 날던 날 / 한효정
주민등록증에 붙일 사진을 찍는 날
아참부터 분주한 딸아이
산뜻하게 머리를 다듬고
화려한 날개옷을 고르고
거울 앞에 서서
수없이 많은 표정을 입었다 벗었다 한다
열여덟 해 동안
번데기 안에서 지낸 아이는
성충이 되는데
한 나절로 충분했다
나비가 된 아이가
젖은 날개를 말리지도 않고
성급하게 문밖으로 날아가다
쿵,
세상과 부딪치는 소리
시집<나비, 처음 날던 날> 2006년 도서풀판 푸른향기
한효정
1959년 전주 출생
1981년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학과 졸업
2002년<에세이 문단> 등단
2004년 <심상> 등단
현재 도서출판 푸른 향기 대표
'시집 속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생포 우체국 (0) | 2006.07.17 |
---|---|
달과 토성의 파종법 (0) | 2006.07.17 |
초록 거미의 사랑 (0) | 2006.07.12 |
러시아 보드카 / 서안나 (0) | 2006.07.10 |
너무 많은 날들이 흘렀다 / 서안나 (0) | 2006.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