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산까치>님의 플래닛에서
장미의 내부 / R.M.릴케
어디에 이런 내부를 감싸는
외부가 있을까. 어떤 상처에
이 보드라운
아마포 (亞麻布)를 올려놓는 것일까.
이 근심 모르는
활짝 핀 장미꽃의 내부 호수에는
어느 곳의 하늘이
비쳐 있을까.
보라,
장미는 이제라도
누군가의 떨리는 손이 자기를 무너뜨리리라는 것을 모르는 양
꽃이파리와 꽃이파리를 서로 맞대고
있다.
장미는 이제 자기 자신을
지탱할 수가 없다. 많은 꽃들은
너무나 충일하여
내부에서 넘쳐나와
끝없는 여름의 나날
속으로 흘러들어 간다.
점점 풍요해지는 그 나날들이 문을 닫고,
마침내 여름 전체가 하나의 방,
꿈속의 방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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