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ijiong1563>님의 플래닛에서
고아의 노래 / R.M.릴케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앞으로도 아무것도 되지는 않으렵니다.
지금은 존재하기에도 너무 초라한
몸
그러나 훗날에도 마찬가지일 게요
어머님들 아버님들이시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정말 키워 주신 보람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잘려지는 몸입니다.
아무한테도 쓸모없는 신세입니다. 지금은 너무 이르고
내일이면 너무
늦습니다.
내가 걸친 이 옷은 이 옷 한 벌뿐
해어지며 빛이 바랩니다.
영원을 간직하는 옷입니다.
어쩌면 신
앞에서도 지킬 수 있는 영원입니다.
나한테 남은 것이라고는 이 한 줌 머리카락뿐입니다.
(언제까지나 똑같은
것이지만)
한때는 사랑하는 이의 것이었어요.
이제는 사랑이라고는 모르는 그 사람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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