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디어다음뉴스>에서
喪家에 모인 구두들 / 유홍준
저녁 喪家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가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亡者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상가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구두고
저건
네 슬리퍼야
돼지고기 삶는 마당 가에
어울리지 않는 화환 몇 개 세워두고
봉투 받어라 봉투,
화투짝처럼 배를
까뒤집는 구두들
밤 깊어 헐렁한 구두 하나 아무렇게나 꿰 신고
담장 가에 가서 오줌을 누면, 보인다
北天에 새로 생긴
신발자리 별 몇 개
1962년 경남 산청 출생
1998년 ≪시와 반시≫로 등단
2005년 제1회 젊은
시인상 수상
시집 <상가에 모인 구두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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