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환, [피보다 붉은
오후]
푸른 잔디 가운데로 투명한 햇살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피보다
붉은 모란 꽃잎이
툭
떨어진다
아그배나무 가득 희고
작은 꽃이
바글바글
피어 있다
첫 키스를 기다리는
숫처녀처럼
숲을 설레게 하는 두려움이
파도처럼
술렁인다
이 하늘 아래 빈 발자국 몇 개 남겨놓은 일이
너무 눈부셔
어깨에 묻은, 달빛 같은 바람을
쓸어안는다
-시집 {피보다 붉은 오후}(문학동네,
2001)
시에서는 첫 키스를 기다리는 숫처녀를 그려내고 있지만
읽는 나는 왠지
사춘기에 똥폼 잡는 사내놈들을 떠오른다
제목이나 언어는 최대한 자극적이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왠지 마음은 여리고 두려움 많은 한 아이를 보는 느낌이다
아마 건덩건덩 건너뛰는
모습 때문 아닐까???
그게 구체적으로 무어냐고는 묻지는 마시라.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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