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복통에 문병 가다 (일부) / 장철문
그는 앓고 있었네
아무 걱정도 없이 앓고 있었네
그를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그의 친구들이었네
그와 그의 친구들를 바라보았네
통증은 그의 몫이고
불안과 걱정은 그의 몫이 아니었네
친구들은 모두 돌아갔네
-시집 {산벚나무의 저녁} (창작과비평사, 2003/9)
세상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으면 보통 당사자가 죽을똥말똥하기 마련인데
이 시인은 이미 도통을 한 것인지 편안한 척 걱정을 미루어 두고 있다
오히려 주위에서 난리다
지난해 어머니의 병실을 오래 지켜봐서 그런데 이 말에 일리가 있다
그러나 당사자 보다 힘들라구
이 시는 그런 것이 사실이고 진실이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짐짓 걱정해 주는 행태, 병실을 나가면 저희들끼리 술이나 한 잔 할 꺼면서
앞에서는 걱정을 태산처럼 하는 그런 행태를 고발하는 것이리라
하긴 식구들이 걱정을 더하는 것은 많이 봤다. 병원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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