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점자로 놓인 노둣돌

자크라캉 2006. 2. 2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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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다음포토샆>

 

 

 

 

로 놓인 노둣돌 / 심은섭

 

 

밟으면 바스락 소리 나는 가랑잎 입니다

천둥소리도 침묵을 깨지 못하는

바윗돌 입니다

바람부는 날에도 흔들리지 않는 램프입니다

아궁이를 지키는 부지깽이였습니다

 

석공이 버린 막돌인 줄 알았습니다

일원짜리 동전인줄 알고 줍지도 않았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벙어리였을 거라고

눈뜬 장님이었을 거라고, 하지만

 

휘어진 나의 등뼈가 신음소리 내던 날

고목나무 한 그루를 보았습니다

뒤 켠 사랑방에 마른 기침소리만 가득 채우는

태풍 여덟 개 박혀 있는 보석이었습니다

무엇도 침범치 못하는 신전

태풍 몇 개  말아 피우고 익은 붉은 대추였을

어머니

 

얇은 눈과 귀로

싸리문 밖 무성한 바람소리 듣지 못하는

나에게

점자로 놓인 노둣돌이었습니다

 

 

 

<`06년 모던포엠 1월호>

 

 

 

심은섭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

011-376-6812

shim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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