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음포토샆>
자동차가 엎드려 받아 쓴 말
심은섭
횟집 마당에 자동차들이 바다를 향해
무릎 꿇고 엎드린 채
무슨 말을 받아 쓰고 있다
태양이 평면을 깨뜨리고 처음 떠오르던 날에도
도요새가 소돌* 앞바다 바닷물을 바라볼 때에도
내가 말없이 사라지는 날에도
바다는 상처가 있어 「짜다」는
바다가 말하는 바다의 말
천년 전에 내렸던 눈은 지독하게,
해안선 모래톱에 내리고 있는 눈은 지겹도록,
먼 날 개 짖는 밤에 내릴 눈은 더 그립도록
하얀 상처가 있어 「하얗다」는
흰 눈이 말하는 흰 눈의 말
「짜다」는 말과「하얗다」는 말은 오직 같은데
제 몸 속「맛」과 「색깔」을
늘 지켜 오지 못한 마음에 황급히 돌아서서
옷깃으로 얼굴 가리는
푸른 사내 하나
*소돌 : 주문진에 있는 해안가 마을
<`06년 모던포엠 1월호>
심은섭
20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
011-376-6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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