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당선작

출발/고성균 [2012 계간 『현대문예』(5,6월호) 시부분 당선작]

자크라캉 2012. 8. 24. 13:41

 

 

사진<미디어다음 2011.12.19  정치면에서 캡쳐>

 

 

 

[2012 계간 현대문예』(5,6월호) 시부분 당선작]

 

 

/ 고성균

 

 

눈 내리는 겨울

세찬 칼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혹한 속에서

눈물을 감추시는 어머님

친구들의 정다운 손짓을 뒤로

대관령을 오른다

차창밖으로 밀려오는

함박눈은 안개처럼

아스라한 추억의 빗장을 연다

두껍던 하늘이 한 겹 벗겨지고

크게 내딛는 첫 발걸음은

새로운 환상으로 옮겨가지만

추운 벌판 위 병아리는

저 넓고 황폐한 광야를

어찌 건널까 망설인다

언제나 나를 설레이게 만든

생의 출발점은

유장한 세월을 무심히 흐르고 있다

 

 

 

 

 

[약력]

-제17보병사단  101연대장

-육군본부 인사근무과장

-육군본부 선발관리과장

-육군사관학교 생도대장

-(현)보병 31사단장

 

 

 

[당선소감]

 

 

단비와 함께 찾아온 기쁨

 

  고등학교 문학 동아리에 들아가 피어나는 아카시아꽃잎을 벗 삼아 어쭙잖은 글을 쓰며

시의 세계를 동경했던 까까머리 학생이 있었습니다. 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길을 걸으며

참으로 많이 망설였는데, 큰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렸고 이제 그 문이 저에게 열렸습니다.

  흘러가는 세월의 언저리에서 뜻밖의 '등단'이라는 기쁜 속시을 듣고 잠시나마 잊었던 옛

추억들을 떠올려 봅니다. 경포대의 은은한 달빛, 호수를 정겹게 감싸고 있는 소나무, 아스라이 들려오는 파도소리, 모든 것을 녹여버렸던 어머님의 따뜻한 사랑, 이 모든 것이 오늘의 저를 있게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는 큰 기쁨을 주신 '현대문예사' 관계자 및 심사위원님을 포함한 문단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늦깎이지만 파릇하게 피어나는 봄버들처럼 푸르고 싱싱한 더욱 좋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별히 이렇게 시의 세계로 발을 딛도록 인도해주신 황하택 이사장님과 언제나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아내 박언희님께 감사드립니다.

 

 

[심상평]

 

  고성균님의「출발」 외 2편을 추천한다.

  매우 건강하고 씩씩한 삶을 사시는 분 같다. 건강한 시를 써 주신 분이다.

  일상의 느낌을 그대로 시로 써 내려가는 자연스러움을 높이 사고 싶다.

  그러나 앞으로 본격적인 시작 생활은 일상을 뛰어넘는 닥품세계를 다다가좋은 시를 써 줄것을 부탁드린다.

  지금 이 상태의 시심을 한 단계 깊이 들어가서 쓰는 작업에 몰두하기를 바란다.

  등단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시 쓰는 즐거움으로 인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훌륭한 시인이 되시기를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