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당선작

[2010년 63회 <문학사상> 신인문학상 당선작]-나의 장미창/오주리(吳周利)

자크라캉 2010. 10. 5. 21:17

[2010 63 <문학사상> 신인문학상 당선작]

 

                                           사진<언제나 처음처럼>님의 브로그에서

 

의 장미창 / 오주리(吳周利)

 

1.

 

아름다워 바깥이 없다 믿게 하는 창을 장미창이라 한다

열쇠수리공은 잠근 사람이 갇힌 건 처음 본다고 했다

 

음악을 빌렸어 나를 가려달라고 가슴에 지는 태양이 흘렀어 나의 오랜 선단공포증先端恐怖症을 애호증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었지 방안을 날아다니던 나비는 나에게 단 한 번 닿기 위해 슬픈 날刃을 반짝여 왔을 테니까

나는 짐승이 되어 비음절음을 냈어 그때 그가 나의 방문을 열었어

그는 바닥에 떨어진 나비를 내다버리고 가수를 5월 밖으로 내쫓았지

 

2.

 

통점마다 색을 입혀 유리에 붙이니 빛이 들어올 때마다 비가悲歌가 울렸다

별들과의 끈들이 하나씩 끊어지고 나는 방 한가운데 엎드렸다

 

그의 침은 붉고 지도를 그렸어 비극이 없어 비극인 나라의 객석 그는 화낼 대상을 찾았지만, 만지면 미끄러지는 장미창

지도 밖에 있는 자가 지도를 가장 잘 본다고 큰소리했지만

 

나는 붉은 지도가 우는 꽃잎으로 보여요

 

그가 나의 머리를 가져갔어 천장에 매달렸어 껍질이 몸의 두 배로 늘어 졌어

남 때문일 때는 부어올랐고 나 때문일 때는 사그라들었지만, 기억할 수 없다

나비는 내 안에 들던 때가 언젠지

 

3.

 

외로 튼 꽃봉오리 안의 나

아무도 나의 병명은 몰라야 한다

그는 내가 죽어가는 배경이었다

 

목사님이 그에게 문을 열라하셨지만

 

내 안에서 태어나던 알들이 물혹에 갇혀 죽습니다, 라고 고백했을 때

그는, 처녀들의 적조赤潮가 시대인식인가, 라고 물었습니다

나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의 소변 소리가 벽을 타고 올랐어요

 

4.

 

는 아름답지 않다

살에 가시로 무늬를 새겼다

아름답다는 말을 한 번 듣고 싶어서

 

애인에게 선물합니다, 나의 자살을

김이 나는 동안 행복합니다

 

나비가 빠져나간 자리에 재라도 올려놔야 해서

용서의 형식을 성냥개비처럼 쌓은 후

그의 목을 긁었어

아빠라는 이름의 줄 다시 걸으려

 

위로는, 겨울에만 사는 사람이 봄에 우는 사람에게 꽃밭을 내어주는 거죠

노인의 뼈가 바람에 꺾여주듯이, 안녕

 

 

 

 

 

 

 

 주) 4.의 첫행 '너'는 의 표기로 되어있으나 표기 상의 문제로 '너'로 표기하였음.

                             

 

 

 

 

출처 : 『문학과 사상』2010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