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아내 /공광규

자크라캉 2011. 6. 23. 23:27

 

 

사진<즐거운 나의 집>님의 불로그에서

 

 

/ 공광규

 

 

아내를 들어 올리는데

마른 풀단처럼 가볍다

 

수컷인 내가

여기저기 사냥터로 끌고 다녔고

새끼 두 마리가 몸을 찢고 나와

꿰맨 적이 있다

 

먹이를 구하다가 지치고 병든

컹컹 우는 암사자를 업고

병원으로 뛰는데

 

누가 속을 파먹었는지

헌 가죽부대처럼 가볍다.

 

 

 

2004년 『작가와 사회』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