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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야생화-가평사과>님의 블로그에서
꽃 진 자리 / 朴후기 사과나무에겐 꽃 핀 자리가 똥구멍이다 꽃 필 무렵 사과나무는 온몸이 항문이다 꽃잎을 버림으로써 몸을 여는 항문의 개화기를 지나면 똥 덩어리 같은 사과 한 알 비로소 가지 끝에 매달린다 흉부에 꽂힌 가느다란 꼭지, 식도 뚫은 튜브 통해 양분 받으며 여름내 있는 힘 다해 괄약근을 조인다 늘어진 살가죽 몸 안으로 끌어당기느라 얼굴 점점 붉어지고, 사과에겐 꽃 진 자리가 똥구멍이다 꽃 진 자리에 유난히 주름이 많은 것은 전생이 한꺼번에 쏟아질까 봐 항문에 힘주기 때문이다 사과 밭 노인 병상, 어머니 관장 하신다 2007<작가세계>겨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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