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애월의 바다 / 이정환

자크라캉 2008. 1. 24. 11:03

 

                                    사진<맨도롱하게살아남기>님의 블로그에서

 

월의 바다 / 이정환

 

사랑을 아는 바다에 노을이 지고 있다

 

애월, 하고 부르면 명치 끝이 저린 저녁

 

노을은 하고 싶은 말들 다 풀어놓고 있다

 

누군가에게 문득 긴 편지를 쓰고 싶다

 

벼랑과 먼 파도와 수평선이 이끌고 온

 

그 말을 다 받아 담은 편지를 전하고 싶다

 

애월은 달빛 가장자리, 사랑하는 바다

 

무장 서럽도록 뼈저린 이가 찾아와서

 

물결을 매만지는 일만 거듭하게 하고 있다

 

 

2008년 <현대시학>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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