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사막 / 김창균

자크라캉 2008. 1. 12. 00:45

 

사진<松風愁殺人>님의 블로그에서

 

/ 김창균

 

한통 물을 이고

내일이면 또 한 여자가 알몸으로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로 오겠다

그 여자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므로

또 다른 흔적이 되겠다

유려한 몸으로 한밤에 몸을 딛고 가는 사람아

?이 뜨는 밤은 참으로

많이 이름들이 왔다 가는구나

여기서 별은 처녀들이 낳은 애처럼 푸른 얼굴이다

밤새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던 유성이

또 다른 별에 자신을 묻으러 가는 동안

한통 물을 길어 너에게 간다

그리고

발등의 모래를 툭 털며

간 밤

새의 발자국이 겨누고 간 길과

한 여자가 겨누어 온 길을 찬찬히 듣는다

 

2007년<심상>12월호

 

<약력>

김창균

-1966년 강원 평창 진부에서 출생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6년 『심상』신인상 수상

-현재 속초와 그 일원에서 현직 교사

-시집<녹슨 지붕 위에 앉아 빗소리 듣는다>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