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그리니의 꿈>님의 블로그에서
시월의 플랫 / 김이강
바그다드 카페의 흑인 남자가 연주하던 바흐의 곡이 머릿속에서 넓은 하
늘로 울리는 저녁 서쪽 하늘엔 어김없이 노을이 지고 옥타비오 빠스의 시 몇
편 소리 내어 읽는 저녁 시린 발을 잡고 진한 커피를 마시는 저녁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비행운 같은 안부를 바람에 던져보는 저녁 어디서 났는지 모를
피가 사람들 수근거리게 했지 아픈 건 아닌가봐 낫낫한 입가가 피로한 저녁
서쪽으로 난 전면 창이 있다는 카페 그 카페에도 물들었을 노을 그 노을에도
담겨 있을 선율 콘트라푼크투스* 다른 공기들로 연주되는 시월의 플랫
*contrpunctus : 대위법
2007년 <시와세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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