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얼굴이 얼굴을 빠져나간다 / 이원

자크라캉 2007. 12. 3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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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좋은 글과 좋은 음악이 있는곳>님의 카페에서

 

굴이 얼굴을 빠져나간다 / 이원

 

얼굴은 벼랑인데 얼굴에서 얼굴이 빠져나가 얼굴은 비명인데 빠져나가는 얼

굴은  얼굴에 그대로  있어 붙잡는 목소리를 흐느끼는 손을 얼굴은 알았겠지

목소리는 손은 물컹한데 스밀 수 없었던 것은 얼굴이 차마 닿지 못했기 때문

이야 얼굴을 빠져나가는 동안 얼굴은 내내 뜨거웠을 거야 캄캄했을  거야 소

돌이었을 거야  아무 기척도  들리지 않는 1초가 계속되었을 거야 그러나 나

는 조금 다른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새처럼 얼굴은 그렇게 얼굴을 빠져

나갔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내가 얼굴 안에서 울 수 있겠니

 

 

2007년 <시와 세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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