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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얼굴을 빠져나간다 / 이원
얼굴은 벼랑인데 얼굴에서 얼굴이 빠져나가 얼굴은 비명인데 빠져나가는 얼
굴은 얼굴에 그대로 있어 붙잡는 목소리를 흐느끼는 손을 얼굴은 알았겠지
목소리는 손은 물컹한데 스밀 수 없었던 것은 얼굴이 차마 닿지 못했기 때문
이야 얼굴을 빠져나가는 동안 얼굴은 내내 뜨거웠을 거야 캄캄했을 거야 소
돌이었을 거야 아무 기척도 들리지 않는 1초가 계속되었을 거야 그러나 나
는 조금 다른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새처럼 얼굴은 그렇게 얼굴을 빠져
나갔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내가 얼굴 안에서 울 수 있겠니
2007년 <시와 세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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