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한밤의 비닐봉지 / 이원

자크라캉 2007. 12. 30. 20:23

 

 

사진<태국음악매니아>님의 카페에서

 

밤의 비닐봉지 / 이원

 

색색의 불빛들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비닐봉지 안으로 파고든다 젖 떨어지

지 않은 새끼들처럼 낑낑거린다  몸 밖으로 나온 자궁인지도 모르고 속히 환

히 비치는 비닐봉지 안을 핥는다 혼 혈의  새끼들을 가진 어미처럼 비닐봉지

안이 흥건해 진다 별들이 반짝 숨을  참는다  불빛들에게 꼼지락거리는 손이

생겨난다 뿌리 밖으로 흘러넘친 나무가지가  더 어두워진다  불빛들을  품고

있는 비닐봉지에서 다 타고 남은 가슴뼈 소리가 난다

 

 2007년 <시와세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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