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시월의 플랫 / 김이강

자크라캉 2008. 1. 7. 09:55

 

                 사진<그리니의 꿈>님의 블로그에서

 

 

월의 플랫 / 김이강

 

   바그다드  카페의  흑인 남자가 연주하던 바흐의 곡이 머릿속에서 넓은 하

늘로 울리는 저녁 서쪽 하늘엔 어김없이 노을이 지고 옥타비오 빠스의 시 몇

편 소리 내어 읽는 저녁 시린 발을 잡고  진한 커피를  마시는 저녁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비행운 같은 안부를 바람에 던져보는 저녁  어디서  났는지 모를

피가 사람들 수근거리게 했지 아픈 건  아닌가봐 낫낫한 입가가 피로한 저녁

서쪽으로 난 전면 창이 있다는 카페 그 카페에도 물들었을 노을 그 노을에도

담겨 있을 선율 콘트라푼크투스* 다른 공기들로 연주되는 시월의 플랫

 

 

*contrpunctus : 대위법

 

 

2007년 <시와세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