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름다운삼각산>님의 블로그에서
생강나무 / 문성해
생강나무꽃은 꼭 산수유꽃처럼 생겼다
무슨 긴한 것을 나누듯
작고 노란 꽃잎들이 에둘러 앉은 모양새가 꼭 같다
생강나무가 산수유가 아님은 나뭇가지를 분질러보면 안다
부러진 부위에서 싸하게 번지는 생강 내음
가지를 분지르면 노란 애기똥이 묻어나오는 애기똥풀이라는 꽃도 있다
이 고요한 식물의 세계에도
얼굴 하나만 가지고 제 이름값을 하는 연예인 같은 꽃들이 있는가 하면
제 가지를 부러뜨려야만 저를 드러낼 수 있는 자해공갈단 같은 꽃들이 있다
2007년『현대시학』9월호
*정진규 선 / 문성해, 「생강나무」
(문성해 시집, 『아주 친근한 소용돌이』2007.7. 램던하우스)
'문예지발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의 시작 / 강정 (0) | 2007.09.21 |
---|---|
공상 / 천상병 (0) | 2007.09.19 |
청동거울 / 윤동주 (0) | 2007.09.11 |
토르소 / 이수명 (0) | 2007.09.05 |
구부러진 것들 / 박해람 (0) | 2007.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