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생강나무 / 문성해

자크라캉 2007. 9. 19. 22:57

 

 

                                  사진<아름다운삼각산>님의 블로그에서

 

강나무 / 문성해

 

생강나무꽃은 꼭 산수유꽃처럼 생겼다

무슨 긴한 것을 나누듯

작고 노란 꽃잎들이 에둘러 앉은 모양새가 꼭 같다

 

 

생강나무가 산수유가 아님은 나뭇가지를 분질러보면 안다

부러진 부위에서 싸하게 번지는 생강 내음

가지를 분지르면 노란 애기똥이 묻어나오는 애기똥풀이라는 꽃도 있다

 

이 고요한 식물의 세계에도

얼굴 하나만 가지고 제 이름값을 하는 연예인 같은 꽃들이 있는가 하면

제 가지를 부러뜨려야만 저를 드러낼 수 있는 자해공갈단 같은 꽃들이 있다

 

2007년『현대시학』9월호

 

*정진규 선 / 문성해, 「생강나무」

(문성해 시집, 『아주 친근한 소용돌이』2007.7. 램던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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