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음미디어뉴스>에서
청동거울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골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욕된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줄에 줄이자
一滿二十四年一個月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一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告白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나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2006년 <현대시학>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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