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ansedo>님의 블로그에서
끝, / 서화성
그리움은 중독이다 양파껍질을 벗기듯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그것은, 시골
된장국처럼 오랫동안 다릴수록 입맛이 쓰며 질근질근 씹어 단물 채 빨아버
린 칠기*처럼 아련하다 어느 추운 겨울, 세월의 모퉁이에 쪼그려 앉아 갓 캐
낸 봄나물 한단에 천원이오, 할머니의 가녀린 목소리에서 그리움을 판다 기
억을 향해 피다 만 그것은 주름진 슬픔이다 슬픔이 다른 슬픔을 밀어내고 그
슬픔이 그리움이 되고 사라진다는 이정표처럼 그것은, 사라졌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따뜻했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꽁꽁 언 가슴을 쓰담는다 며
칠째 전화가 불통이다 그렇게, 그렇게
*'칡'의 벙언
2007년<시와 세계> 여름호
<약력>
서화성
2001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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