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ttp://archlhj30.blogi.co.kr/tt/62>님의 블로그에서
템플 트리 / 홍은택
제 몸의 중심이 폐허가 된 줄도 모르고 살아온 사내, 세상 떠나기 전 내게
시계 하나 남겼다 검은 가죽 줄에 검은 숫자판이 두 개인 손목시계,물끄러미
들여다 본다 숫자판 하나는 분명 이승의 시간인데 도 하난 떠나 머무는 그곳
의 시간인가 두 시간의 각도는 시시각각 갈라지는데 혹, 시계의 내부도 이미
폐허가 된 건 아닌가
아유타야* 고적한 뜰에 시계 숫자판만 한 흰꽃이 피었다 눈 바시게 템플
트리,寺院木에 흰 꽃이 피었다 그 나무에 핀 꽃은 아유타야의 숨결인가 유적
의 현재인가 폐허의 질서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인가 몸의 사원이 무너져
폐허가 되어갈 때 그 뜰에 필 흰 꽃,
*방콕 이백리 북쪽에 있는 중세 샤이암왕국의 수도
2007년 <시와 세계> 여름호
<약력>
홍은택
1999년 <시안>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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