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뭉게구름>님의 플래닛에서
수국 (水菊) / 권혁웅
- 젖가슴6
귀신사(歸信寺) 한 구석에 잘 빨아 널린 수국들,
B컵이거나 C컵이다 오종종한 꽃잎이
제법인 레이스문양이다 저 많은 가슴들을 벗어놓고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는 묻지마라
개울에 얼비쳐 흐르는 꽃잎들을
어떻게 다 뜯어냈는지는 헤아리지 마라
믿음은 절로 가고 몸은 서해로 가는 것
땅 끝을 찾아가 데려온 여자처럼 고개를 돌리면
사라지는 것
소금기둥처럼 풀어져 바다에 몸을 섞는
그 여자를 만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도금한 부처도 그대 눈빛도 다 서향(西向)이지만
그 여자, 저물며 반짝이는 그대를
단 한번 돌아볼 테지만
* 귀신사: 전북 김제 모악산 기슭에 있는 절 이름
계간 [시와 정신] 2006.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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