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랭보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

자크라캉 2006. 8. 23. 15:30

  자료<음악이 머무는 풍경>님의 블로그에서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
월리스 파울리 (지은이), 이양준 (옮긴이)
 

[차례]

제1장 반역의 예술가 두 사람

제2장 랭보
-유년 시절의 신화
-랭보의 작품들
-<취한 배>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시인의 운명
-해석: 랭보와 피카소
-폭력: 랭보와 니체
-<일뤼미나시옹>
-시인과 천사
-소르본느 대학에서 불거진 랭보 신화 논쟁

제3장 짐 모리슨
-짐 모리슨의 생애
-짐 모리슨의 죽음
-짐 모리슨의 죽음 그 이후
-페르 라셰즈 묘역
-시인으로서의 짐 모리슨

제4장 글을 맺으며
-우리 시대 안티 히어로의 가면 - 랭보와 짐 모리슨
-발문
-옮기고 나서
-참고 서적
-색인


[알라딘 리뷰]

대중가수의 먼 조상이 음유시인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훌륭한 가수는 시인이다. 노래가사가 시보다 더 시적인 경우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레너드 코헨이나 쥬얼처럼 아예 시인을 겸직하는 가수도 많다. 50년대, 비트족이 휘갈긴 시는 바로 옆자리에서 톰 웨이츠 등에 의해 노래로 만들어졌다. 정태춘의 노래를 시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힙합가수들이 시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60년대 록그룹 '도어스(Doors)'의 리드싱어 짐 모리슨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가사는 단순한 어휘로 씌어졌으되 무척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평범하게 들리지만 은유와 알레고리가 묻혀 있어 수백번을 따라불렀어도 정작 진지하게 들여다볼 때는 "이게 무슨 말이야?"하게 되는 식이다.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은 짐 모리슨의 시적인 노래가사를 해독하는 열쇠는 프랑스 시인 '랭보'에게 있음을 밝히는 책이다.

저자 월리스 파울리는 미국의 불문학자였다. 피카소가 그린 유명한 랭보 스케치(직접 보시면 아실텐데!)의 원본을 갖고 있던 그는 랭보 연구의 권위자였고, 영어로 <랭보 전집>을 번역해냈다.

1968년, 그는 '짐 모리슨'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엽서 한 장을 받는다. "랭보 번역집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불어 실력이 신통찮은 관계로 이런 게 꼭 필요했거든요. 저는 록 가수입니다. 교수님이 번역하신 책은 언제나 저와 함께 있습니다."

파울리 교수는 그 엽서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나서야 모리슨이란 작자가 얼마나 유명한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후 우연찮게 도어즈의 노래를 들어보고는 당장에 모리슨과 랭보의 은밀한 관계를 간파했다. 그는 틈날 때마다 모리슨의 가사를 분석하기 시작했고, 고등학교나 대학교 강연에서 학생들로부터 정보를 얻기도 했다. 교수의 만년에 씌어진 이 책은 그 결산인 셈.

책은 어떻게 그가 랭보와 모리슨을 연결지은 책을 쓰게 되었는지 경위를 밝히면서 시작된다. 랭보의 삶과 시세계에 대한 정리, 모리슨의 삶과 시세계에 대한 정리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모리슨이 랭보로부터 끌어온 유산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짚어본다.

가사의 분석은 방대한 수준은 아니다. 어차피 틈새를 메우는 일은 한두 사람의 몫이 아니라 마니아들 모두의 몫이다. 하지만 모리슨의 가사를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서 파울리 교수보다 랭보에 정통한 사람은 없을 것이므로 그의 통찰은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이 책은 대중가수의 가사에 진지하게 관심을 쏟은 드문 예라는 가치가 있다. 비틀즈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직껏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의 접근이 번역되거나 시도된 경우가 없었다. 다소 세련되지 못한 편집이 아쉽긴 하지만 가릴 처지가 아니다. - 김명남(2001-09-13)


[저자소개]

월리스 파울리 (Wallace Fowlie) - 1908~1998. 미국 듀크대 불문학 교수로, 프루스트, 랭보, 말라르메, 지드, 클로델, 스탕달, 단테 관련 연구논문과 <랭보 비평 연구>, <랭보 전집>, <헨리 밀러와 월리스 파울리 서간집>, <프루스트의 성격 연구>, <수상록> 등의 저서와 역서를 발표했다.
이양준 - 1971년생. 덕성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영국 Rutland School과 터키 TOMER에서 공부했다. 음악잡지사 기자로 일하며 팝음악 관련 글을 기고해왔다. 옮긴 책으로 <삶이 주는 선물>이 있다.


[추천글]

불문학 교수이자 랭보 전문가인 저자가 학자로서의 지평을 대중음악 영역으로 확대하여 집중적 비교관찰을 시도했다는 사실은 이 책의 인문학적 가치를 증대시키며 책을 읽는 독자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움을 제공한다.
랭보를 통해 짐 모리슨의 사상계에 들어갈 수 있고, 짐 모리슨으로 인해 랭보의 우주를 비행할 수 있게 한 것은 이 책의 으뜸 미덕이다. 대중음악은 연주의 미학일 뿐 아니라 사상의 표현임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 - 임진모(팝 칼럼니스트)


[미디어 리뷰]
국민일보 : 책은 랭보와 그에게서 영향을 받은 미국 록 그룹 ?도어스?의 짐 모리슨을 연결시킨다. 프랑스 시인과 미국 가수 겸 시인은 둘 다 반항적 태도를 지녔고 심각하게 반항했으며 아버지의 부재를 겪었고 폭력과 정념을 시의 주제로 사용했다 - 이준희 기자 ( 2001-09-11 )

중앙일보 : 프랑스의 유명 불문학자가 이런 종류의 책을 썼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더 놀랍게도 월리스 파울리는 오랫동안 다른 문학연구자처럼 짐 모리슨의 존재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환갑 연령 전후에야 짐 모리슨이라는 존재를 알았고, 그 뒤 젊은이들과의 대화를 거쳐 이같은 근사한 저작물을 만들어냈다. - 조우석 기자 ( 2001-09-08 )

한겨레신문 : 모리슨의 팬들 사이에서, 그가 랭보의 열렬한 독자였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모리슨이 파리에서 1971년 환각제를 복용하고 자살한 것이 아니라 랭보의 흔적을 찾아 아프리카로 떠났다는 말까지 그럴싸하게 퍼져 있을 정도다. 이 책에서 파울리는 두사람의 기질이나 삶의 형태로서의 공통점뿐 아니라 `모리슨'에 나타나는 '랭보'를 구체적으로 찾아내 들려준다. - 김영희 기자 ( 2001-09-08 )


1968년 랭보의 전집을 영어로 번역한 미국 듀크대학의 월리스 파울리 교수는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랭보 번역집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불어 실력이 신통찮은 관계로 이런 게 꼭 필요했거든요. 저는 록 가수입니다…피카소가 그린 랭보 그림 멋지네요.-짐 모리슨”
파울리 교수는 이름조차 알지 못했지만, 당시 이미 록그룹 도어스와 모리슨은 젊은이들에게 `디오니소스'이며 `어둠의 천사'로 불리며 60년대 반항의 상징이었다. 뒤늦게 모리슨을 알게된 노년의 불문학자는 두 `영원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에 담았다.

1870년대 프랑스의 시인과 1960년대 미국의 록 가수를 묶는 공통점은 `반항'과 `시인'이다. 랭보가 15살 즈음 벌인 가출 경험으로 쓴 시 <나의 방랑>은 “찢어진 주머니에 두 주먹 집어넣고”로 시작한다. 이런 적의에 가까운 반항적 태도는 공연때마다 청중들의 화를 돋우고 급기야 풍기문란죄로 재판까지 받았던 모리슨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들은 또 사람들에게 자신의 시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고대 그리스 시인들의 맥을 잇는다.

하지만 그들은 영원한 이교도였고 세상과 어울리기 힘들었다. 모리슨이 “그대가 이방인일 때 사람들은 낯설다/그대가 홀로일 때 사람들의 얼굴은 추하다”(<사람들은 낯설고>)고 노래했듯이. 결국 랭보는 스무살이 되기 전 빛나는 시들을 남겨놓고 무역 중개인이 되고자 아프리카로 갔다. 모리슨은 생의 마지막에 시인이 되기 위해 파리로 갔다. 그리고 둘 다 이국땅에서 죽었다.

모리슨의 팬들 사이에서, 그가 랭보의 열렬한 독자였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모리슨이 파리에서 1971년 환각제를 복용하고 자살한 것이 아니라 랭보의 흔적을 찾아 아프리카로 떠났다는 말까지 그럴싸하게 퍼져 있을 정도다. 이 책에서 파울리는 두사람의 기질이나 삶의 형태로서의 공통점뿐 아니라 `모리슨'에 나타나는 `랭보'를 구체적으로 찾아내 들려준다. 예를 들어 랭보의 <가난한 자의 꿈>과 도어스의 1집 앨범 <도어스> 가운데 적어도 3곡 이상이 유사성을 지닌다.

지금도 매년 2만명의 젊은이들이 파리에 있는 모리슨의 묘역을 방문하고 1912년 <랭보전집>을 출판한 프랑스의 한 출판사는 이 책을 하루평균 32권씩 판다고 한다. 자유를 갈망하는 젊은이들이 있는 한 이 둘은 영원히 `신화'다. - 김영희 기자


"반항적 기질로 인해 한때 프랑스 젊은이들의 선동자로 비춰졌던 아르튀르 랭보가 오늘날에는 현대의 영웅이자 모더니즘의 창시자로 인식되고 있다. 프랑스의 월간지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다섯 명 중 한 명은 랭보와 자신을 동일시한다고 한다. …그 랭보는 록 아티스트 짐 모리슨이 숭배했던 반항아이기도 했다.

짐 모리슨은 랭보의 시를 읽고 분석하며 자신의 모델로 삼았다. " (14~15쪽) "술과 도취의 신 디오니소스의 맥은 우리 시대에 이르러 짐 모리슨으로 이어졌다. 많은 비평가들이 짐 모리슨의 공연을 언급할 때 디오니소스적이라는 형용구를 사용했다. …그는 페르 라세즈 묘지에 자신이 추앙했던 인물인 쇼팽, 발자크, 모딜리아니, 에디트 피아프, 오스카 와일드와 함께 묻혔다.

묘소 관리직원에 따르면 짐 모리슨의 무덤을 찾아오는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일년이면 1만7천명 쯤 되는데 이는 페르 라세즈 모역을 찾는 전체 방문객 중 제일 많은 수다. " (23~24쪽)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은 별나다. 19세기의 요절 시인 아르튀르 랭보(1854~1891) 와 우리 시대의 록 아티스트 짐 모리슨(1943~1971) 을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파격' 내지 '도발' 때문이다. 프랑스의 유명 불문학자가 이런 종류의 책을 썼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더 놀랍게도 월리스 파울리는 오랫동안 다른 문학연구자처럼 짐 모리슨의 존재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환갑 연령 전후에야 짐 모리슨이라는 존재를 알았고, 그 뒤 젊은이들과의 대화를 거쳐 이같은 근사한 저작물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근대 시기 문학이 창출해낸 성취의 몫을 현대에는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재생산해내고 있다고 판단해도 괜찮을 듯 싶다.

이런 판단은 책에서 보듯 짐 모리슨과 랭보 사이의 연결고리가 절대로 우연이거나 억지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책은 꽤 긴 서문을 통해 자신이 짐 모리슨과 랭보 사이의 영향력 관계를 발견하게 된 여정을 서술한 뒤 랭보와 짐 모리슨의 두개 영역으로 나눠 설명하는 방식이다. 서술은 매우 평이한 편이다. 당연히 짐 모리슨을 영화화한 '도어즈' 의 연출자 올리버 스턴도 언급이 되고 있다.

또 짐 모리슨에 앞서 랭보에 열광했던 팝의 음유시인 밥 딜런이라는 삽화도 적절하게 소개되고 있다. 아마도 보통의 젊은이들이라면 짐 모리슨 때문에 이 책을 집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기회에 지독한 반항아 랭보의 시 세계까지도 일별하는 양수겸장의 계기로 작용할 것도 기대된다.
- 조우석 기자 ( 2001-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