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활기찬 블로그>님의 블로그에서
종이호랑이 / 박지웅
오래 누워 자꾸 얇아지더니 아비는
종이호랑이가 되었다. 찢
으면 찢기고 접으면 접히는 종잇조각이 되었다. 콧속으로 호스
를 밀어 넣을 때 물고기처럼 퍼덕거리던 당신,
홍대 지하철 통
로에 걸린 호랑이 민화처럼 하루 종일 입을 벌리고 있었다. 긁
어내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당신의 입이 걸려 있는,
지하철역
통로에서 나는 종이가 된 당신의 입을 만져보았다. 오늘은 또
발이 죽었다
한다. 당신이 당신을 하나씩 보내는 동안, 나는
지하 골방에서 접었다 폈다
당신을 추억하였다, 나는 멀리 서
울에 있었다.
<다층> 2006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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