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속 詩

명퇴야, 명태야

자크라캉 2006. 6. 27. 15:36

 

 

 

사진<맛있는 인생>님의 블로그에서

 

 

 

퇴야, 명태야   / 마경덕

 

눈을 뜨고 처마 끝에 매달린 명태

건들건들 바람에 끌려

북어가 될 젖은 명태

방망이에 흠씬 드드려 맞고,

명태가 아닌 북어라고

깨달은 명태

 

끈에 묶인 아가미는

벼랑 끝에 걸리고

꼬리는 허공에 놓여있다

 

이제, 그만

무거운 바다를 내려놓아라

가벼운 영혼을 내려놓아라

 

 

너는

명예롭게 퇴직했다

 

바다에게 명퇴 당한 명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