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포토엘범>에서
꽃밭에서 / 송찬호
탁란(濁亂)의 계절이 돌아와, 먼 산 뻐꾸기 종일 울어대다
채송화 까만 발톱 깎아주고 맨드라미 부스럼 살펴보다
누워 있는 아내의 입은 더욱 가물다 혀가 나비처럼 갈라져 있다
오후 한나절 게으름을 끌고 밭으로 나갔으나
우각(牛角)의 쟁기에 발만 다치고 돌아오다
진작부터 곤궁이 찾아온다고 했으나 마중나가진 못 하겠다
개들 고양이들 지나다니는 무너진 담장도 여태 손보지 않고
찬란한 저 꽃밭에 아직 생활의 문(問)도 세우지 못 했으니
비는 언제 오나
얘야, 빨래 걷어야 겠다
바지랑대 뻐꾸기 소리 다 말랐다
**************************
비평가가 뽑은 2002년 올해의 좋은 시에 선정된 시
'올해최고의 작품(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웹진 시인광장 선정 2009년 올해의 좋은 시 1000 ]포옹 / 김행숙 (0) | 2009.02.17 |
---|---|
[웹진 시인광장 선정 2009년 올해의 좋은 시 1000 ]-129월식 / 김산 (0) | 2009.02.17 |
[웹진 시인광장 선정 2009년 올해의 좋은 시 1000]아무 날의 도시/신용묵 (0) | 2009.02.17 |
가재미 /문태준 (0) | 2008.05.09 |
만년필 / 송찬호 (0) | 2006.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