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그림과 음악

[스크랩] 잊으려 하면 할수록

자크라캉 2006. 5. 5. 11:46

마음이 쉬어가는 언덕
 

        잊으려 하면 할수록 이장익 춘설(春雪) 위로 가지런히 누운 어둠이 뒤척이며 깨어날까 숨소리 나지막이 하고 그대에게 이야기합니다 가로등 희미한 불빛 아래 연출된 의자에 등을 기댄 작은 어깨의 미세한 떨림 하얗게 탈색된 몸뚱어리 괴로움으로 꿈틀거리고 침묵으로 노동하는 나목의 함성을 들으며 머리 한 번 들어 하늘 보니 잿빛의 날카로운 눈(雪)들이 얼굴 위에 꽂힙니다 잊으려 하면 할수록 그리움으로 되살아나고 고개 돌리려 하는 만큼 뒤돌아보는 마음의 언어들 그 속에서 아픔이 솟아납니다 뜻대로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은 아직도 그대가 내 가슴에 살아 숨쉬기 때문입니다 하얀 그리움이 내리고 그대 사랑하는 마음이 극에 달하는 이 순간 이대로 석고처럼 차라리 굳어져 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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