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땅끝다방 주인마담 젖통은 크다 외 1편 / 박찬

자크라캉 2006. 3. 29. 10:21

[문학과 창작]`06년 봄호

 

땅끝다방 주인마담 젖통은 크다 외 1편


박찬


칡즙 더덕즙 마즙 쑥즙…
몸에 좋은 것이라면 뭐든 짜주는
해남땅 땅끝마을 땅끝다방 주인마담
누렇게 바랜 소파에 앉아 십자수 놓네
냉장고 위 TV에서는 쉬지 않고
수다와 노래가 이어지는데
배달 나간 미스 고는 돌아오지 않네
(썩을 년, 뭐 허고 자빠졌다냐)
your days come, please don’t be a fool…
익숙하게 따라 흥얼거리며
퉁퉁 분 젖통 쓸어 올리는
땅끝다방 올드미스 주인마담
한땀한땀 정성스레 꽃수를 놓지만
마음은 내내 문 쪽에 가 있네
낯선 손님도 살붙이처럼 살가워하며
동네 아저씨들 모두 삼촌이라 부르는 년
출렁이는 젖통 얼룩백이 암소만큼 커
도회에선 한때 잘 나가던 다방 레지아가씨
등 뒤로 파도소리 들으며
젖통에서 막 짜낸 꼬순 젖같은
칡즙 더덕즙 마즙 쑥즙 배달 보내 놓고
바람서방 기다리듯
배달간 미스 고나 기다리네


좆도


술 한 잔 걸치고 좆도! 라고 하면 그 사람 가슴에 뭔가 맺힌 게 있다는 뜻이지요 그러다가 코 헐렁하게 콧심 뿜어가며 이 씨발놈아! 를 덧붙이면 이제 대충 마음 한구석에 맺힌 응어리를 풀고 속에 담았던 것을 편허게 풀어내자는 뜻이고요 근데 말입니다요(커뮤니케이션 문제인지 문화 차이인지는 몰라도) 좆도, 이 씨발놈아! 라고 허면 오히려 더 기분 나뻐 허며 화부터 내는 놈들이 쌨더란 말입니다 그러다 봉께 상황이 그 쯤 이르면 입, 딱 봉해 뻐리는 것이 낫겄습디다 묵언수행 허는 셈 치고 입 봉허고 사는 것이 편컸드라 그 말이어라우… 호상간…을 위해서 말입니다요… 에이, 정말, 좆도!

'문예지발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굴 / 차주일(「시평」`05년 겨울호)  (0) 2006.04.07
매화, 흰 빛들  (0) 2006.04.05
모헨조다로 Mohenjo-Daro / 고창수  (0) 2006.03.28
소화기消火器 외 1편 /오세영  (0) 2006.03.27
신라주우소 / 김혜경  (0) 2006.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