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네루다

동양의 장례

자크라캉 2006. 3. 24. 22:27
[본문스크랩] 동양의 장례 2006/03/24 22:25   

 

 

 

동양의 장례

 

 

 

파블로 네루다

 

 

 

나는 밤에 일한다. 도시, 어부, 도자기 만드는 사람들,

주홍색 모슬린 천에 휘감겨 사프란과 과일과 함께 태워지는

망자들에 둘러싸여.

이 끔찍한 망자들은 내 발코니 아래를 지나간다,

구리로 만든 피리와 사슬 소리를 내며.

날카롭고 아름답고 슬픈 소리.

독이 든 무거운 꽃들의 색깔,

재 묻은 舞人들의 외침,

고조되는 단조로운 탐탐 소리,

냄새를 풍기며 타오르는 나무들의 연기 사이로.

 

탁한 강 옆의 길을 벗어나는 순간,

망자들의 심장은 멈추거나 더 크게 움직여,

태워지며 구르리라, 불로 변한 다리와 발과 함께.

하늘대는 재는 물 위로 떨어져

태워진 꽃다발처럼 떠다니리라.

아니면 힘센 여행객들이 남긴 꺼진 불처럼 떠다니리라.

검은 물 위에 무언가를 태우고 음식을 깨끗이

먹어치우고 마지막 한 방울 술까지 마셔버린 여행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