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너에게로 가는 카페(http://cafe.daum.net/hongbae)에서 캡처 〉
능소화개론
심은섭
언제부턴가 수릿골에 이상한 풍문이 나돌았다
어떤 사내들과 은밀한 내통으로 젖가슴이 부푼 홍등가의 여인들이 산다고 했다 발정하던 말매미의 밀고로 탐정이 지문을 수거해 갔다 죽은 영혼의 목록을 작성하던 신神마저 의심했다 거품을 입에 문 삼복더위가 개들의 심장을 서늘하게 만드는 밤, 목관을 닦던 한 노파가 무녀의 눈빛으로 그들을 들여다보았다 흠칫 놀라며 “팔월의 딸이다 아니다 우주를 등에 업고 가다 지친 성녀”라고 소리쳤다 수상쩍은 9월의 발자국소리에 그들이 일제히 순교를 한다
저녁식사 중이던 서쪽노을의 눈시울이 붉다
-출처 : 월간지『시와표현』7월호
<약력>
* 심은섭
* 문학박사
* 시인 and 문학평론가
* `04년 시 전문지 월간『심상』으로 시인 등단.
* `0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詩부문 당선.
* `08년 『시와세계』로 <문학평론가 > 등단
* (현)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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