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

그 저녁은 두 번 오지 않는다/ 이면우

자크라캉 2010. 1. 18. 11:53

사진<http://blog.daum.net/simsharp/6633663>님의 블로그에서

 

 

저녁은 두 번 오지 않는다 / 이면우

 

무언가 용서를 청해야 할 저녁이 있다.

맑은 물 한 대야 그 발밑에 놓아

무릎 꿇고 누군가의 발을 씻겨줘야 할 저녁이 있다

흰 발과 떨리는 손의 물살 울림에 실어

나지막히, 무언가 고백해야할 어떤 저녁이 있다

그러나 그 저녁이 다가도록

나는 첫 한 마디를 시작하지 못했다 누군가의

발을 차고 맑은 물로 씻어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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