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인 현태섭>님의 블로그에서
하늘과 돌멩이 / 오규원
담쟁이덩굴이 가벼운 공기에 업혀 허공에서
허공으로 이동하고 있다
새가 푸른 하늘에 눌려 납짝하게 날고 있다
들찔레가 길 밖에서 하얀 꽃을 버리며
빈 자리를 만들고
사방이 몸을 비워놓은 마른 길에
하늘이 내려와 누런 돌멩이 위에 얹힌다
길 한켠 모래가 바위를 들어올려
자기 몸 위에 놓아두고 있다
[시와세계], 2004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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