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시인

잡채밥 / 이승훈

자크라캉 2007. 10. 26. 19:26

            사진<다음신지식>에서

 

채밥 / 이승훈

 

학교 연구실에서 20년 매일 잡채밥을 시켜 먹는다 지치
지도 않으십니까? 빗물 묻은 우비를 걸치고 배달 온 청년
이 묻는다 다른 건 잘 못 먹어요 청년이 나가면 연구실 낮
은 탁자에 등을 구부리고 앉아 맛없는 잡채밥을 먹는다
학생드링 연구실에 앉아 잡채밥 먹는 걸 보면 실망할지
몰라 문을 잠그고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오전 열한시 반
낡은 잠바 걸치고 앉아 고개 숙이고 잡채밥 먹는다 물론
다 먹지 못하고 남긴 그릇을 신문지에 싸서 연구실 문밖
에 내놓는다

 

 

 

 

 

<약력>

 강원 춘천 출생
· 한양대 국문과 및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 196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현대문학상·한국시협상 수상

. 2007년 <김삿갓문학상> 수상
· 시집 『사물 A』『환상의 다리』『당신의 초상』『사물들』
『당신의 방』『너라는 환상』『길은 없어도 행복하다』
『밤이면 삐노가 그립다』『밝은 방』등
· 시론집『시론』『모더니즘 시론』『포스트모더니즘 시론』
『한국현대시론사』『한국 현대시 새롭게 읽기』등
· 편저 『문학상징사전』등
· 현재 한양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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