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

랑그와 빠롤, 시니피에 시니피앙

자크라캉 2007. 9. 20. 11:03
 
글쓴이 : 꿈하늘
랑그와 빠롤은 일단 언어학 즉 언어라는 문제에 좀 더 밀착해 있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언어학중에서도 특히 구조주의 언어학이겠죠. 반면 기표와 기의라는 의미의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는 언어 그 자체에만 밀착되어 쓰인다기 보다는 소위 말할 수 있는 모든 '기호'에 통용되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질문에 쓰셨듯이 영역의 차이랄까....특히 문화 전반에 대해 말할때 주로 사용하게 되죠.



일단 하나 하나의 의미도 차이가 있습니다. 랑그라는 것은 그 언어가 사회에 통용되는 것, 모두가 일치해서 동일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것 이죠. 반면 시니피에라는 것은 처음부터 관용적인 의미나 사회통용적인 가치를 염두에 둔 의미는 아닙니다. 즉 내가 누군가에게 옷을 선물하면 '자 이옷입고 멋있어져라, 내 성의다...'라는 기의를 담을 수도 있지만 '넌 평소 너무 지저분하니까 불쌍해서 준다..'라는 기의 즉 시니피에를 담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무엇을 선물한다는 의미에서의 사회적 통념이 나의 시니피에와 일치할 수도 있지만 정반대일 경우도 있구요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시니피에라고 말합니다.



물론 단순히 사회통념적이냐 아니야에 따라 랑그와 시니피에를 구분하는것은 대단히 거친 구분입니다. 더 중요한것은 처음에 언급했듯이 랑그는 구조주의 언어학에서 사회에서 통용되는 의미를 말하겠구 시니피에는 언어를 넘어서 또 순수한 기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일반적으로 랑그는 그 언어 자체를 '포함'해서 그 의미까지를 보지만 시니피에는 기호 자체를 말하지는 않습니다. 기호 자체는 기표 즉 시니피앙이고 시니피에는 순수하게 기호 이면의 '의미'만을 이야기하죠.



반면 빠롤과 시니피앙은 좀 더 유사합니다. 빠롤이 랑그와 일치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개인적인 발화라면 시니피앙역시 어떤 시니피에를 담던 개인이 일단 자의적으로 발화시킨 그 기호들이니까요.



언어학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언어의 체계 자체가 랑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발화되는 빠롤은 랑그의 체계에 적용이 될 때 소통이 일어나고 그렇지 않으면 의미전달에 어려움을 겪죠. 절대적인 체계, 정해진 것 그 랑그가 중요시 여겨지게 됩니다.



반면 시니피에는 원래 처음부터 그 의미는 개인에 따라 다 다릅니다. 랑그처럼 어떤 절대적인 체계 자체를 말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회의 관용적인 의미로서의 시니피에는 분명 존재하지만 시니피에 자체에서 절대적인 의미만을 언급하게 되지 않습니다. 다원성이 있다는 거죠. 포스트모더니즘이 보이는 거죠. 그래서 시니피앙에는 각양 각색의 다양함이 가능합니다. 이런 시니피앙은 무조건 이런 시니피에를 품고있다...가 아니란 거죠. 어떤 빠롤은 (대부분) 이런 랑그에서 이해가 된다. 그게 정상이다. 란 말은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개념이지만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에선 그게 아니어도 됩니다. 그러니까 시니피앙의 너머에 있는 시니피에를 찾아내는 일이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그게 되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으니까요. 시니피앙에 '내'가 담은 시니피에를 상대방이 해석할 때 '그'마음대로 해석해 버리면 엉뚱한 의미로 전달되지 않겠어요? 그래서 문화는 옛날처럼 단순하게 어떤 절대성 아래서 그저 향유하는게 아니라 현대에는 그 각양 각색의 다양함 너머에 있는 시니피에를 파악하기 위해서 '분석'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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