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발표작

심야통신 / 이승하

자크라캉 2006. 8. 20. 18:01

  

   

                                                  사진 <미디어다음 뉴스>에서

 

  야통신 / 이승하

 

   

 

   또다시 밤이야

홀로 있는 것이 견디기 힘들어

전화기를 드는 그대여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그대여

E-메일을 보내

는 그대여


밤이 다 가도록 통화가 되지 않을 때

회신이 없을 때, 답메일이 없을 때

그대는 피를 흘리지

피가 멎지 않는 밤이 얼마나 긴지

함께 있으면 금방 갈 이 밤이


우리는 모두 지구 위의 등불

어둠이 찾아오면 더 외로워지지

그래서일까 밤이 되면 우리는

정신이 맑아지고 귀가 크게 열려

어디서 또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정인문학> 2006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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