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디어다음 포토갤러리>에서
물 이야기 / 이규리
잘못 쏟아버린 물이
상가 앞 인도에 흥건하다
기다린 듯 맹추위가
재빨리 물을 살얼음으로 바꾼다
이 길로 학원 가는 아이들 미끄러질까
더 얼기 전 비로 쓸어내니
움푹한 데로 얼음물 고인다
때 맞춰 어디서 왔는지 꽁지 긴 새 한 마리,
겁도 없이 그 물 찍어 먹는다
오래 가물었구나
저 속이 갈급해 두려움조차 잊었으니
천천히 먹도록 멀리서 망을 봐 주었다
잘못 쏟은 물이 아니었다
새 한 마리를 씻어준
새 한 마리가 나를 씻어 준
환한 물
<서시> 2006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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