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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옥타비오 파스
- 어느 시에서
- 대화는 신에 속하는 것이라고
- 나는 읽었다.
- 그러나 신들은 말하지 않는다
-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사이
- 그들은 세상을 만들고 부순다.
- 신들은 침묵 속에
- 전율할 놀이를 계속한다.
- 영혼은 내려와
- 혀 마디를 풀어헤친다.
- 그러나 단어를 말하지 않는다
- 빛을 말할 뿐이다.
- 언어란, 불붙은 신에 의한
- 불같은 예언이며,
- 불타버린 음절로 이루어진
- 일종의 붕괴다
- 의미가 사라진 재다.
- 인간의 말은
- 죽음의 딸.
- 우리가 말하는 것,
- 우리가 불멸의 존재가
- 아니라는 뜻이다.
- 언어는 기호가 아닌 연륜.
-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 말할 때,
- 우리가 말하는 이름들은
- 시간을 말한다.
- 그리고
- 우리에게 말한다.
- 우리가 시간의 이름들이라고.
- 대화는
- 인간의 것이다.
- 대화는 신에 속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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