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비오 파스

대화 옥타비오 파스

자크라캉 2006. 5. 19. 14:07

 

 

 

 

 

                  사진님의 블로그에서

 

 

 

/ 옥타비오 파스

 

어느 시에서
대화는 신에 속하는 것이라고
나는 읽었다.
그러나 신들은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사이
그들은 세상을 만들고 부순다.
신들은 침묵 속에
전율할 놀이를 계속한다.
 
영혼은 내려와
혀 마디를 풀어헤친다.
그러나 단어를 말하지 않는다
빛을 말할 뿐이다.
언어란, 불붙은 신에 의한
불같은 예언이며,
불타버린 음절로 이루어진
일종의 붕괴다
의미가 사라진 재다.
 
인간의 말은
죽음의 딸.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언어는 기호가 아닌 연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말할 때,
우리가 말하는 이름들은
시간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가 시간의 이름들이라고.
대화는
인간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