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인들

연가 /Ted Hughes

자크라캉 2006. 3. 25. 15:19

 

 

 

 

연가 /  Ted Hughes

 

 

 

 

 

 

 

그는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그의 키스는 그녀의 온 과거와 미래를 빨아냈거나 그러려고 했다.
그는 다른 식욕이 없었다.
그녀는 그를 깨물었다. 그녀는 그를 물어뜯었다. 그녀는 빨았다.
그녀는 그가 완전히 자기 뱃속에 있기를 원했다.
영원히 영원히 안전하고 확실하게
그들의 낮은 신음소리는 파닥거리며 커튼 속으로 날아들어갔다.
    
그녀의 눈은 아무 것도 사라지는 걸 원치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그의 두 손, 그의 두 손목, 그의 두 팔굽을 못박았다.
그는 그녀를 움켜잡았다. 인생이
그 순간에서 그녀를 끌어가지 못하도록
그는 온 미래가 정지하기를 바랐다.
그는 그녀를 두 팔로 껴안고 그 순간의 낭떠러지에서
무無 속으로, 또는 영원, 또는 무엇이 있거나 그 속으로
굴러 떨어지고 싶었다.
그녀의 포옹은 그녀의 뼈 속에 그의 도장을 찍기 위한 거대한 압력이었다.
그의 미소는 거미의 물어 뜯음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가 시잘끼를 느끼기까지 조용히 누워 있곤 했다.
그의 말은 점령군이었고
그녀의 웃음은 자개그이 살해 기도였다.
그의 표정은 복수의 총알 단도
그녀의 시선은 무서운 비밀을 지닌 구석의 유령
그의 속삭임은 회초리와 긴 장화
그녀의 키스는 꾸준히 기록하는 법관
그의 애무는 무뢰한의 마지막 갈고기
그녀의 사랑의 묘기는 삐걱거리는 자물쇠 소리
그리고 그들의 깊은 신음소리는 마루바닥을 기어갔다.
큰 덫을 끄는 동물처럼
그의 약속은 그의 두개골 꼭대기를 떼어갔다.
그녀는 그것으로 부로치를 만들곤 했다.
그의 맹서는 그녀의 힘줄을 모두 뽑아냈다.
그는 사랑 매듭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그녀의 맹서는 그의 두 눈을 포르말린에 담가
그녀의 비밀 서랍 뒤에 두었다.
그들의 비명은 벽에 박혔다.
그들의 머리는 쪼갠 수박의 두 쪽처럼
떨어져 잠들었으나, 사랑은 막기가 어려운 것
그들은 서로 얽혀 자면서 팔과 다리를 교환했다.
꿈 속에서 그들의 두뇌는 상대방을 인질로 잡았다.
아침에 그들은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했다.


 

 

 


Ted Hughes
1930 ~
영국의 시인, 1985년 영국의 계관시인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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