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32년만의 유해로 귀환

자크라캉 2006. 3. 18. 00:11

6.  32년만에 유해로 귀환

‘돌아온 혁명 영웅 체 게바라’는 오는 10월17일 쿠바의 산타클라라 기 념관에 매장된다. 지난 7월12일 볼리비아에서 쿠바로 옮겨진 게바라의 유 해가 이날 마침내 이 쿠바혁명 전적지를 안식처로 삼는 것이다. 게바라 군대가 정부군을 크게 물리친 산타클라라 전투 뒤 39년, 콩고혁명을 위해 쿠바를 떠난 지 32년 만의 일이다. 이 날은 또 쿠바 정부가 정한 게바라 추모주간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쿠바 정부는 게바라의 유해를 우선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기념관에 11일부터 13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그 뒤 14일에 아바나에서 3백km 동 쪽에 있는 산타클라라의 묘지로 옮긴다. 아바나에서 산타클라라까지의 행 진루트는 지난 58,59년 그가 산타클라라에서 아바나로 가던 꼭 그 길이다 . 방향만 반대일 뿐이다. 10월17일 매장행사는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방영될 예정이다.

이렇게 게바라가 30년 만에 자신의 안식처를 찾은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기적처럼 보인다. 지난 6월28일 볼리비아 산타크루스 서쪽 240km 떨어진 바예그란데 공항 근처 공동묘지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게바라 유해의 행방 은 지난 30년간 갖가지 추측만을 낳았다.

게바라의 유해를 찾기 위한 그간의 조사와 연구는 아주 어려운 조건에서 진행됐다. 우선 희생된 게릴라 대원들의 시체가 땅에 묻혔는지조차 확실 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볼리비아군이 게바라의 주검을 헬리콥터로 아마 존 밀림에 버렸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들은 따라서 이미 게바라 의 주검은 사나운 동물의 밥이 돼 버렸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이렇게 게바라 유해 발굴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볼리비아 군대가 시체가 묻혔을 수도 있는 지역과 장소에 대한 정보 차단했던 탓도 컸다.

그러나 쿠바와 아르헨티나인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끈질긴 추적 끝에 처형 당시 게바라를 바예그란데 근처로 옮겼다는 운전사의 증언을 확보하고 이 지역을 집중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말 포르말린 성분이 들어 있는 그의 유골을 발견한 것이다.

발굴 당시 게바라는 두팔이 없는 상태였다. 지난 67년 볼리비아군이 게바 라의 죽음을 쿠바 당국에 확신시키기 위해 주검에서 팔을 잘라 쿠바로 보 냈기 때문이다. 조사단은 곧 관련자들의 증언과 과학적 조사를 통해 이 유골이 게바라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게바라는 마침내 머나먼 혁명의 여 정을 마치고 제2의 고향인 쿠바의 산타클라라에 묻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