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헷세

비온 뒤에 핀 꽃 / 헤르만 헤세

자크라캉 2006. 3. 18. 00:09

비온 뒤에 핀 꽃들

 

 

헤르만 헤세

 

 

 

 한 형제처럼,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진 채 바람에 빗방울을 떨어드리며
 우울하게 손상되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서있구나.
 수많은 꽃들이 시들어 꺾이고 파괴되어 있네

 

 아직도 당황하여 겁을 먹은 채
 사랑스런 빛을 향해 머리를 천천히 일으키고,
 처음의 애정 어린 미소를 지어보려 애쓰네
 우리는 아직 그곳에 있다네! 적들은 우리를 제압하지 못한다네

 

그 시선은 나에게 수많은 시간들을 생각도록 한다
어둠과 비참함 속에서 내가 갈망하는 빛으로 나를 이끌어 가려는
그 어두운 삶의 충동 속에 나는 마비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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