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ttp://blog.daum.net/dnqh0327/7760817>에서 캡처
발가락을 말리는 비단뱀
심은섭
우주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인공위성이
어둠을 닦아내던 개밥라기별의
어깨를 부러뜨린다
잔뜩 고삐 풀린 공장굴뚝의 검은 연기는
폐수의 흥분을 부추기며
간통을 시도한다
그때,
꽃들의 유방에서 고름이 흘러내렸고
비단뱀은 아홉 개의 발가락을
봄볕에 말리고 있었다
안구건조증을 앓는 갈참나무 잎맥사이로
팔짱을 낀 내가 무심히 걸어간다
별의 낯빛이 황달색이다
-2019년, 계간지 『동안』 겨울호
'나의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주한국문학협회여! 웅비하라-창립10주년에 즈음하여 /심은섭 (0) | 2020.03.13 |
---|---|
52병동 6인실-심은섭 시인 (0) | 2020.02.07 |
개꿈-심은섭 시인 (0) | 2020.02.05 |
환절기2-심은섭 시인 (0) | 2019.12.24 |
능금의 조건-심은섭 시인 (0) | 2019.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