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ttp://blog.daum.net/fmeccablog/12>블로그에서
개꿈
심은섭
복권 속에 가만히 누워 본다
수백억 원의 당첨금이 찾아왔다 그와 함께 빈 쌀독에 무릎을 꿇은 보릿고개를 찾아가 부정의 변증법으로 절망에서 건저 올렸다 아랫배에 복수가 찬 사과나무가 망각의 강을 건너려는 저녁, 두 손으로 빌며 데려왔다 지아비를 바다에 묻은 사촌누이의 손금으로 푸른 강물을 불러들이려고 무녀에게 거액을 송금했다 밤새도록 발정하는 개꿈, 노숙자들에겐 갓 구워낸 태양 몇 장을 건넸다 등뼈의 체온이 빙하의 계곡 같은 독거노인들에게 반성의 공수표를 보내려는 그때, 수탉이 홰를 친다 개꿈이 풀어진다
오늘 새벽 속에 악어가 있다
-2019년 『동안』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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