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천주교 전주교구 되재 성당> -단대동 성당 홈페이지에서 캡처
우연히 슬픔이 하역되는 밤
심은섭
저녁과 저녁사이에 나를 사찰하던 절망이 끼어있다
어둠과 어둠사이에 내가 쏜 꽃의 이념이 붉게 탄다
황금빛 웃음을 잃고
밤이 깊도록 성당첨탑에 걸터앉아 울던 하현달
내 목숨의 뒤안길로 가라앉는다
기억과 기억사이에 슬픔주식회사가 창립총회를 열고
의식과 의식사이에 나의 자화상이 비스듬히 걸린다
정신이 실종된 등푸른 그림자
513호에 원형이 보존된 그리움을 감금한 채
슬픔의 덫을 빠져 나온다
자정과 자정사이에 내가 증오하던 겨울이 끓고있다
누나와 누나사이에 나의 아홉살적 바다가 울고있다
-2017년 <시사사>, 5-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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