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두불頭佛 - 심은섭 시인(웹진 『시인광장』 2016년 8월호 발표)

자크라캉 2016. 8. 8. 19:08

 

 

〈사진 : http://blog.daum.net/homihomicafe/13407454〉에서 캡처

-<호미숙-자전거랑 사진여행>님의 카페에서 캡처(호미호미카페)

 

 

 

頭佛

 

 

심은섭

 

 

 

두 팔과 다리를 잘라 누구에게

보시했을까 몸통은

또 누구에게 선뜻 내주었을까

 

밤이 이슥토록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한 점의 바람조차 미동하지 않는

인사동 뒷골목,

아직도 완성하지 못한 삶인 양

지그시 두 눈을 감고

머리마저 내어줄

그 누굴 찾고 있는 듯하다

 

온종일 눈치만 살피던 고층빌딩들

어둠을 핑계로

창문의 귀를 하나둘씩 닫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16년 8월호 발표

 -계간지 『시와세계』 2016년 가을호

 





심은섭 시인 


2004년 《심상》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2004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詩부문 당선. 2006년 《시와 세계》 겨울호에 〈문학평론〉 당선. 시집으로 『K과장이 노량진으로 간 까닭』(문학의전당, 2009)이 있음.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역임.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