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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혼 / 김강태
소리에도 혀가 있다
소리에도 촉감이 있다
하다 만 몸짓의 혼,
소리의 잔흔일 게다
때로는 그것이
징징징 우는 빛일 때가 있다
은밀비밀
서로의 몸을 닦으며
울음 몰래 날으던 소리혼,
어둠의 등뼈를 갈라
비늘처럼 남몰래 튕겨나곤 한다
어느 달빛 사이
흰 가슴을 내보이는 어둠에
귀 기울여 보라
소리의 혼이 종종 일어서고 있다
마치
흠집난 빗방울만 등빛에 영롱하듯
내 귀의 달팽이관을 긁으며
소리가 총총총
발자욱을 끌고 간다
소리의,
소리혼의 끝은 천 길 어둠이다
[계간지 「시안」 2002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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