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시인

아침 / 이상

자크라캉 2007. 7. 2. 19:22

 

 

사진<서상순>님의 블로그에서

/ 이상

 

캄캄한 공기를 마시면 폐에 해롭다. 폐벽에 그을음이 앉는다. 밤새도록 나는 몸살을 앓는다. 밤은 참 많기도 하더라. 실어내가기도 하고 실어들여오기도 하고 하다가 잊어 버리고 새벽이 된다. 폐에도 아침이 켜진다. 밤 사이에 무엇이 없어졌나 살펴본다. 습관이 도로 와 있다. 다만 내 치사(侈奢)*한 책이 여러 장 찢겼다. 초조한 결론 위에 아침 햇살이 자세히 적힌다. 영원히 그 코 없는 밤은 오지 않을 듯이.

 

*사치(奢侈)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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