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땅돌이네>카페에서
올챙이 / 문 성 해
오래된 연못 속에 올챙이들이 가득하다
버둥거리는 네 다리가 나오느라
막대기 같던 꼬리들이 잘록해져간다
앞으로 태어날 울음들이
태풍전야같이 고요하다
울음을 내 뱉기 전
저 몸은 고요한 공명통인데
소리가 빠져나갈 틈 하나 없이 완벽한 살주머니인데
올챙이는 다리를 얻는 대신
평생 울음을 팔고 살아야 하는가 보다
여식(女息)을 만석지기에게 팔고 평생 울음을 파는 소리꾼인가 보다
지난해
전국의 이름난 폭포에서 득음(得音)을 한 소리꾼은 몇 명인가
울울창창한 초록의 비명을 이기고
득음을 한 올챙이는 또 몇 마리인가
계간 [시로 여는 세상] / 200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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